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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뇌, 언제나 '두 수' 이상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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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뇌, 언제나 '두 수' 이상 내다본다

2021.11.17 13:25
상대 통제해 이익 얻기 위한 목적
정동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환경에 속한 인간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관한 원리를 뇌과학적으로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UNIST 제공
정동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환경에 속한 인간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관한 원리를 뇌과학적으로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UNIST 제공

사람이 인간관계에서도 2수 이상 앞을 내다보는 전향적 사고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둑이나 체스를 둘 때처럼 앞을 내다보고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해 최대의 이익을 얻는 전략적 사고를 하는 것이다. 뇌의 가치판단 영역이 여기에 관여하는 것도 확인됐다.

 

정동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환경에 속한 인간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에 관한 원리를 뇌과학 분석을 통해 찾아냈다고 17일 밝혔다.

 

주변 조건을 마음먹은 대로 통제할 수 있느냐는 인간 뇌와 행동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습된 무기력이 대표적이다. 통제할 수 없는 경험이 반복되면 의욕이 사라진다. 연구팀은 여기에 착안해 상대방의 행동을 통제 가능할 때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상호작용 실험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 48명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장치 속에서 두 가지 유형의 팀원과 최후통접 게임을 40회씩 수행했다. 최후통첩 게임은 팀원이 실험 참가자에게 돈을 나눠 갖는 제안을 한다. 실험참가자가 제안이 불공평하다고 판단해 거절하면 팀원과 실험참가자 모두 0원을 받고 끝난다. 상대방 역을 하는 한 팀은 실험참가자가 제안을 거절하면 다음 게임에서 제시 금액을 늘리고 이전 제안을 수락하면 제시금액을 줄이게 했다. 다른 팀은 실험참가자 제안 수락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제시금액을 무작위로 주게 했다. 실험 참가자는 팀의 전략을 알지 못하게 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상대방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고 통제할 수 있음을 스스로 알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방을 통제 가능한 A팀과 게임을 했을 때 획득 금액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추가적으로 134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험했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뇌는 2수 앞을 보는 전향적 사고를 통해 타인을 통제한다. 이를 확인한 실험 모형이다. UNIST 제공
뇌는 2수 앞을 보는 전향적 사고를 통해 타인을 통제한다. 이를 확인한 실험 모형이다. UNIST 제공

2수 앞을 내다보는 전향적 사고방식을 활용하는 것도 확인됐다. 전향적 사고는 다음번 거래의 가치를 평가해 지금의 결정에 반영하는 행위다.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에서 흔히 일어나는데 사회적 상호작용에서도 적용되는 것이다. 실험 참가자들이 2수 이상 앞을 내다보는 가치평가를 할 것으로 가정한 모델이 실제 실험참가자들의 행동을 더 잘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활성부위를 보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복내측전전두엽 영역이 현재 가치뿐 아니라 미래 상호작용에 대한 가치까지 추적하는 것이 확인됐다. 복내측전전두엽은 가치판단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정 교수는 “인간관계에서도 전략적 사고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뇌과학적으로 입증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복내측전전두엽의 전략적 사고 기능 상실이 조현병 등과 같은 정실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샤오시 미국 마운트시나이대 정신의학부 교수와 공동 연구한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9일 국제학술지 ‘이라이프’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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