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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먹고, 이제는 붙인다…패치형 코로나 T세포 백신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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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고, 먹고, 이제는 붙인다…패치형 코로나 T세포 백신 나올까

2021.11.16 13:44
코로나19에 특화된 T세포 반응 응용한 원리
이머지엑스 제공
최근 이렇게 주사를 맞지 않고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효과를 더 강력하고 길게 유지하는 패치형 백신이 개발됐다. 현재 동물시험을 마쳤고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중화항체가 아닌 T세포 반응을 일으키는 원리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을 하도록 승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머지엑스 제공

현재 상용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들은 모두 주사제다. 심근염이나 심낭염, 혈전증 같은 희귀 부작용이 생기지 않아도 주사를 맞은 부위가 붓거나 통증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이렇게 주사를 맞지 않고도 코로나19에 대한 면역 효과를 더 강력하고 길게 유지하는 패치형 백신이 개발됐다. 현재 동물시험을 마쳤고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중화항체가 아닌 T세포 반응을 일으키는 원리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을 하도록 승인된 것은 처음이다.

 

영국 제약사 이머지엑스는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된 세포만 골라 신속하게 제거하도록 T세포 반응을 유도하는 패치형 백신을 개발해 스위스 로잔대 1차진료및공중보건센터와 함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백신은 아직까지 병원체를 만난 적이없는 '미접촉 세포독성 T세포(CD8 T세포)'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작용 세포독성 T세포'로 만드는 원리다. 코로나19에 특화된 작용 T세포는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 표적으로 삼아 제거한다. 원래 특정 바이러스나 세균이 체내에 들어오면 수지상세포가 먼저 감지하고 미접촉 T세포에 항원을 제시해 그 병원체에 특화된 작용 T세포로 만든다. 체내에서 일어나는 T세포의 반응을 응용해 코로나19에 특화한 백신을 개발한 셈이다. 

 

화이자나 모더나 등에서 내놓은 기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할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단백질에 대한 중화항체를 만든다. 문제는 델타 변이처럼 이 중화항체를 다소 피하는 변이가 등장하면서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T세포 백신은 스파이크단백질과 달리 감염과 관계가 없는 바이러스 단백질을 항원으로 삼는다. 즉, 돌연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 부위를 표적으로 삼는다. 

 

임상시험을 맡은 블레즈 장통 로잔대 생물학및의학부 교수는 "이 백신은 감염된 세포를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전에 직접 공격해 없애므로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유지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한 코로나19뿐 아니라 사스코로나바이러스 등 다른 변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서도 면역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지난 10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렸던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연구팀의 연구결과를 들었다. 영국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한 의료종사자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일부의 혈액에서 코로나19 감염과 관련된 단백질과 T세포 반응이 발견된 것이다. 

 

영국 연구팀은 이들이 과거 코로나바이러스에 자주 노출되면서 코로나19에도 반응하는 T세포를 갖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T세포는 바이러스 단백질 전체를 인식하기 때문에 중화항체보다 면역효과가 뛰어나고 오래갈 것으로 설명했다. 이 연구팀 역시 T세포 반응을 이용해 백신을 만들면 기존 백신보다 효과가 뛰어나고 오래 지속될 뿐 아니라, 모든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하나 장점은 이 백신이 기존 백신처럼 주사형이 아닌 패치형이라는 것이다. 패치에는 미세한 바늘이 촘촘하게 붙어 있어 피부에 붙이기만 해도 아프지 않게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 액체형이 아니므로 실온에서 3개월 이상 보관이 가능하다. 만약 이 백신이 상용화한다면 백신 냉동보관 인프라가 부족한 저소득국가에도 수월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이머지엑스에서는 패치형 백신 파이프라인을 5종 개발하고 있다. 가장 앞선 것은 뎅기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뎅기열 백신으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다. 지카바이러스와 에볼라바이러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하는 패치형 백신도 개발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T세포 백신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이 백신이 나오더라도 효과가 예상만큼 뛰어나지 않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했다.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니 알트만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면역학과 교수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에서 내놓은 기존 코로나19 백신과 이 T세포 백신을 함께 병용한다면 훨씬 강력한 면역력이 생겨 오래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변이 바이러스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의 경구 약물 전달 시스템 개발업체인 오라메드 제약의 자회사인 오라백스 메디컬은 인도의 프레마스 바이오테크와 지난 7월 세계 최초의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 이스라엘 보건부에 상업용 임상 시험 승인을 요청했다.  오라백스의 백신은 1회 복용하는 알약 형태로, 지난 3월 동물실험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형성이 확인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의 먹는 코로나19 백신이 된다. 보관은 물론 유통도 간편해 콜드체인 등 유통 인프라와 의료 장비가 부족한 저개발국 등에서도 활발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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