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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가 만든 감염력 없는 바이러스 복제품, 코로나19 연구 속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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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가 만든 감염력 없는 바이러스 복제품, 코로나19 연구 속도 높인다

2021.10.18 15:04
2020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
록펠러대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생물안전 3등급 시설(BL3)에서 방호복을 입는 등 복잡한 안전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조치를 줄여 실험을 편하게 만들 수 있는 감염성을 없앤 코로나19 레플리콘이 개발됐다. 록펠러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강력한 감염력은 백신과 치료제 연구를 더디게 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워낙 강해 이를 다루는 연구원들의 안전을 보장하는데 많은 재원과 주의가 필요하기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도 전 세계 생물안전 3등급 시설(BL3)과 같은 안전한 시설에서 연구원들이 방호복을 입은채 이중삼중 안전조치를 거쳐 다뤄지고 있다.  

 

미국 과학자들이 최근 이런 위험하며 복잡하고 더딘 과정을 과감하게 개선할 수 있는 감염성을 없앤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품을 개발했다. 찰스 라이스 미국 록펠러대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의 감염성은 없애고 실제 바이러스와 동일하게 작용하는 자가복제 리보핵산(RNA), 이른바 '코로나19 레플리콘' 만들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15일 공개했다.

 

이번에 복제 바이러스를 개발한 라이스 교수는 지난해 마이클 호턴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 하비 올터 미국 국립보건원 부소장과 함께 C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레플리콘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DNA 혹은 RNA를 가리킨다. 레플리콘을 개발하면 실제 바이러스 없이도 바이러스 게놈 복제를 세포 배양을 통해 재현할 수 있어 바이러스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필수적이다. 라이스 교수가 만든 C형 간염 레플리콘은 실제로 약물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전염력이 강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레플리콘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 침투할 때 사용하는 부위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RNA 부위는 빼 버렸다.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에서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있지만 세포에서 다시 빠져나와 다른 세포로 퍼질 수는 없는 바이러스 레플리콘을 만든 것이다.

 

연구 1저자인 조셉 루나 록펠러대 박사후연구원은 “바이러스가 경주용 차라면 바퀴가 없는 버전을 만든 것”이라며 “엔진과 움직일 수 있는 부품 전부를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무 데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항체치료제와 같은 약물의 주 목표 중 하나라는 점이다. 연구팀은 스파이크 단백질을 레플리콘과 따로 발현시키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이렇게 하면 레플리콘이 세포를 처음 감염시킬 때는 함께 발현된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침투할 수 있다. 그러나 복제된 레플리콘은 스파이크 단백질이 없어 다른 세포를 감염시키지 못한다. 단 한 번만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행동을 따라할 수 있는 셈이다.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학교 교수. 록펠러대 제공
찰스 라이스(68) 미국 록펠러대 교수. 록펠러대 제공

연구팀은 레플리콘이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어떻게 작용하며 새로운 바이러스를 생성하는지 분석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바이러스가 복제할 수 없는 단백질을 식별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에 필요한 인간 단백질인 TMEM41B가 부족한 세포에 레플리콘을 넣자 복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러스 복제를 차단하는 약물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다. 연구팀은 레플리콘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렘데시비르와 함께 넣고 배양한 결과 실제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렘데시비르 농도에서 레플리콘 또한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스 교수는 “이 시스템을 통해 과학자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변이체를 조사하고 약물을 시험하고 중화항체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교수는 코로나19 발발 이후 전문 분야인 C형 간염 외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도 수행해 왔다. 지난해 7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미생물학’에 인체 감염 코로나바이러스의 면역 반응을 분석한 결과 림프구 단백질 복합체 일부가 감염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어 12월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 내에서 복제할 때 필요로 하는 인간 단백질 100여 종을 밝혀내 국제학술지 '셀'에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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