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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개발자들이 올해 노벨상을 타지 못한 이유…네이처 "타이밍과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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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백신 개발자들이 올해 노벨상을 타지 못한 이유…네이처 "타이밍과 검증"

2021.10.08 13:45
노벨위원회 제공
노벨위원회 제공

이달 4일 노벨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사흘간 물리학상, 화학상 수상자가 발표됐다. 올해 노벨상 수상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기술인 mRNA(메신저리보핵산) 개발자들이 상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쏟아졌다. 유례없는 감염병 사태를 맞아 단기간에 백신 개발로 이어진 혁신적 기술이라는 점이 근거였다. 여러 과학단체와 매체들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상을 받지 못했다. 일각에선 mRNA 연구가 아직 '타이밍'과 '검증'이라는 수상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노벨상을 받지 못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돌기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유전물질(mRNA)을 지질로 된 작은 주머니에 감싸 인체에 주입하는 핵산 백신이다. 메신저 RNA로 불리는 mRNA를 이용한다. mRNA는 체내에서 특정 단백질을 만드는 DNA 정보를 실어 나른다. 살아있는 바이러스의 독성을 약화해 체내에 넣는 방법이 아닌, mRNA를 이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면 체내 면역세포가 여기에 대응할 항체를 만들어낸다. 돌기에 반응하는 항체가 만들어지면 향후 코로나19가 침입했을 때 즉각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mRNA가 파괴되지 않도록 지질 성분의 막으로 감싸서 체내에 투입하는 게 mRNA 백신의 특징이다. 


전통적인 백신은 개발에 10년 이상이 소요되고, 50% 이하의 유효성을 보이는 반면, ‘mRNA 백신은 단기간(1년 이내)에 개발이 가능하고 90% 이상의 높은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기존 백신과 큰 차이가 난다. ‘mRNA 백신기술’을 이용하면 그만큼 감염병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다. DNA백신과 달리 유전체에 삽입이 일어날 위험도 없다.

 

mRNA 백신 아이디어는 거의 30년 전 나왔다. 하지만 최근 생명과학과 유전자 관련기술의 발전으로 mRNA 백신의 개발 속도가 빨라졌다. 이런 공로로 mRNA 기술을 개발한 연구자들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이나 화학상을 받지 않을까 예상이 나온 것이다.

 

대표적인 mRNA 백신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 백신을 연구자가 들어보이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대표적인 mRNA 백신인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앤테크 백신을 연구자가 들어보이고 있다. 위키미디어 제공.

한편에선 올해 노벨상에 mRNA 관련 연구자가 수상 목록에 빠지자 공개적으로 비판을 제기한 연구자도 있다. 알렉세이 메르츠 미국 워싱턴대 바이오화학과 교수는 5일 트위터를 통해 "꼭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다른 감염병에 대응해 국제공중보건 증진을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상을 줬어야 한다"며 "완전한 배신과도 같으며 생명을 앗아가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노벨 과학상 수상을 심사하는 스웨덴 왕립과학원의 예란 한손 사무총장은 올해가 코로나19 관련 연구가 노벨상을 수상하기에 유리한 시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상 후보는 지난 2월 1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당시는 첫번째 mRNA 백신과 일부 다른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한 시기다. 한손 사무총장은 " 다만 코로나19에 대한 실제적 효과가 완전히 증명된 시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검증기간이 짧았다는 점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학 분야 노벨상은 시간이 지나 충분히 검증이 끝난 연구 업적에 주어진다. 2000년 이후 수상자들 대부분이 1990년대 이전의 성과를 기초로 하고 있다. 산토 포르투나토 미국 인디애나대 네트워크과학연구소장은 "연구 성과와 노벨상 수상 간의 시간적 격차가 현재 평균 30년 이상"이라며 "백신 개발과 관련된 주요 발전들은 2000년대 들어서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과학과 의학계는 mRNA 기술이 노벨상 수상 후보에 올라있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보고 있다. 미국판 노벨 생리의학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에 올해 이미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두 명의 과학자가 선정됐다. 래스커상은 의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 중 하나로 1946년부터 앨버트앤메리래스커재단이 기초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했거나, 질병의 원인이나 치료법, 예방방법을 찾아 임상과 공중보건에 도움을 준 의학자들에게 매년 상을 주고 있다


노벨위원회의 한손 사무총장 역시 "mRNA 백신 개발은 노벨상을 수상할만 한 발명이 분명하다"고 인정하고 있다. 과학상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우지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노벨상은 물고기를 주기보다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치는 과학자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더 크다"며 "한 가지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문제를 계속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기초연구를 하는 사람에게 상이 돌아갈 것이며 mRNA 백신 기술이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를 살펴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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