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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를 만드는 기업들](7)발사부터 위성 분리까지 생생히…누리호 생중계 시스템을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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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를 만드는 기업들](7)발사부터 위성 분리까지 생생히…누리호 생중계 시스템을 만들다

2021.09.10 12:00
누리호 탑재 카메리시스템 개발한 기가알에프
지난 2018년 11월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탑재카메라시스템은 누리호가 우주로 향한 후 사람들의 눈이 되어준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11월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엔진 시험발사체가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탑재카메라시스템은 누리호가 우주로 향한 후 사람들의 눈이 되어준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이 최초로 독자 개발하는 우주발사체인 ‘누리호(KSLV-2)’가 10월 21일 우주로 향한다. 누리호는 발사후 1단 로켓이 약 127초간 연소하며 고도 57.8km까지 올라간 뒤 한 차례 분리된다. 2차로 2단 75t 액체 로켓이 점화됐다가 분리되고, 마지막으로 3단 로켓에 불이 붙고 목표 궤도까지 올라간다. 3단 로켓은 고도 700km까지 올라가 싣고 올라간 모형 위성을 초속 7.5km로 궤도에 내려놓을 예정이다. 


이 긴박하고 흥미진진한 과정은 아쉽게도 직접 볼 수 없다. 대신 지상에 남은 사람들의 눈이 되어 주는 ‘탑재카메라 시스템’이 실린다. 누리호에는 내부 엔진이나 외부 모습을 찍는 카메라 5개가 실려 발사부터 위성의 궤도 투입까지 전 과정을 샅샅이 기록하고 지상으로 실시간 송신한다. 만에 하나 누리호에 이상이 발생할 것을 대비해 화질도 고화질이고 송신 속도도 빠르다. 

 

누리호는 길이 47.2m, 무게 200t으로 무게 1.5t의 인공위성을 600∼800㎞인 지구 저궤도(LEO)로 실어나르는 우주발사체다. 300t급 추력을 갖춘 1단은 75t급 액체엔진 4개, 2단은 75t급 액체엔진 1개, 3단은 7t급 액체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2010년부터 1조 9572억원을 들여 개발하고 있다. 이 중 1조 5000여억원이 산업체에 집행돼 약 300개 기업이 구조와 엔진, 시험설비, 추진기관, 제어 분야 등에서 누리호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무선통신기기 전문회사 기가알에프는 이들 기업 가운데 누리호에 설치되는 720p의 고화질(HD) 영상을 송신하는 카메라 무선 송신 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 7월 4일 경기 안양의 기가알에프 본사에서 만난 김백련 개발팀 차장은 “탑재카메라 시스템은 누리호 전자탑재 장치 중 하나”라며 “누리호의 외부 뿐 아니라 내부를 꼼꼼히 찍어 지상에서 누리호의 상태를 살펴볼 수 있는 우주발사체용 내시경과 같다”고 강조했다.

 

누리호가 발사되면 1단이 먼저 분리가 되고 다음으로 2단이 분리된다. 마지막 3단이 분리돼 목표 궤도에 도달하면 3단 맨 윗부분을 차지하는 ‘페어링’이 열린다. 페어링은 궤도 투입될 인공위성을 외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위성 덮개’다. 곧 위성모형이 3단 로켓에서 분리된다. 이 과정이 약 16분 6초 정도 소요된다. 

 

2018년 11월 시험발사체 당시 기가알에프의 탑재카메리시스템으로 촬영된 누리호 외부모습. 내부모습은 보안상 공개가 불가하다. 기가알에프 제공
2018년 11월 시험발사체 당시 기가알에프의 탑재카메리시스템으로 촬영된 누리호 외부모습. 내부모습은 보안상 공개가 불가하다. 기가알에프 제공

누리호에 실리는 카메라시스템은 이 모든 과정을 찍는다. 김 차장은 “외부 뿐 아니라 내부의 엔진을 찍으며 엔진 상태를 살핀다”며 “엔진에 누유는 없는지, 페어링이 열릴 때는 제대로 구동이 되는 지도 모두 탑재카메라 시스템으로 살핀다”고 말했다. 1단과 2단 로켓 분리나 엔진 점화와 연소, 위성 분리 과정도 모두 촬영한다. 촬영된 영상은 자동으로 압축돼 통신 위성으로 보내진다. 통신 위성은 지상국으로 압축된 영상을 보내게 된다. 지상국에서는 압축된 영상을 풀어 영상을 확인한다. 


이 과정은 실시간에 가깝게 진행된다. 시스템에서 통신 위성으로 영상을 보내는데 2초, 통신 위성에서 지상국으로 보내는 데 3초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약 5초 차이로 우주로 간 누리호의 내외부 모습을 살필 수 있는 것이다. 


김 차장은 "우주 발사체에 쓰이는 장치들은 극한의 환경을 견뎌야만 한다"며 "탑재 카메라 시스템 개발 초기 과정에서 우주 발사체에 맞는 환경시험 통과가 가장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발사체가 발사될 때 발생하는 강한 진동과 충격을 견디고 극저온이나 극고온의 환경도 이겨내야 한다. 방사선이 쏟아지는 우주 환경에 대비해 전자기 방해에도 제대로 기능해야 한다. 김 차장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도움과 칠전팔기의 노력 끝에 신뢰성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무엇보다 영상을 압축하는 기술력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 최대한 영상의 화질을 높이면서도 이를 압축해 영상의 크기를 줄여 빠르게 지상으로 보내기 위해서다. 김 차장은 “휴대전화 영상이나 일반 영상에도 쓰이는 압축기술들을 차용해 이를 시스템에도 적용했다”며 “또 1대의 카메라를 4분할해 좀 더 화질이 좋은 영상을 수집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누리호 오른쪽 하단에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로고가 박혀있다. 기가알에프의 로고는 오른쪽 가장 하단에 있다. 기가알에프 제공
누리호 오른쪽 하단에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로고가 박혀있다. 기가알에프의 로고는 오른쪽 가장 하단에 있다. 기가알에프 제공

2001년 설립된 기가알에프는 무선 통신기기와 폐쇄회로(CC)TV, 무인선 플랫폼과 원격 통제장치, 관련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각종 유도무기체계 개발에 필요한 계측 시스템이나 자동추적 안테나, 미사일용 열화상 카메라 등을 개발하며 국방과학연구소(ADD)와 많은 사업을 진행해 왔다. 김 차장은 “ADD에 있던 연구원들이 항우연으로 이직을 하고 교류를 이어오다 그 인연으로 누리호 사업에도 참여하게 됐다”며 “한국 최초의 저궤도 실용위성 발사용 로켓 사업에 참여할 수 있던 것에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가알에프는 매출만 따지면 아직은 작은 규모의 회사다. 지난해 16억 8468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2017년 27억 212만원을 기록한 뒤 2018년 19억 515만원, 2019년 14억 3625만원을 거뒀다. 올해 매출로 25억원을 예상한다.  방산업의 특성상 들쑥날쑥하지만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고 후속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순조롭게 이어지면 우주 분야에서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차장은 "아쉽게도 아직까지 우주관련 매출은 크지 않고 누리호 외에는 전무하다”면서 "“한국의 우주개발, 특히 발사체 개발은 이제 시작단계인 만큼 제2, 제3의 누리호가 발사될 때도 기가알에프의 카메라시스템이 적용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갈고 닦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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