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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교차접종에 대한 설득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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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교차접종에 대한 설득 충분한가

2021.07.15 16:00
고재원 데일리뉴스팀 기자
고재원 데일리뉴스팀 기자

이달 1일부터 다국적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영국 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VID-19·코로나19) 백신 접종 연령이 30세 이상에서 만 50세 이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일부 백신 접종자에게서 희귀 혈전증이 보고되면서 접종 연령을 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차로 맞은 사람 가운데 50세 미만 연령층 약 85만명이 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백신을 2차 접종 때 맞게 됐다. 정부 방침에 따라 사실상 '강제적'으로 1차와 2차 접종때 다른 백신을 맞는 ‘교차접종’ 대상자가 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말 백신 도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얀센 백신을 제외하고 줄곧 1차와 2차 접종 때 동일한 백신을 맞도록 하는 원칙을 견지해 왔었다. 이는 백신 제조사와 해외 규제당국의 사용 지침을 따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원칙은 두 차례나 깨졌다.  정부는 지난달 21일 "백신 공동 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6월말 공급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도입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7월 2차 접종이 예정된 약 76만명에게 교차 접종을 권유했다. 이때만 해도 접종자가 원치 않는다면 교차접종을 받지 않아도 된다는 수준의 권유였다. 하지만 연령을 상향 조정하면서 50세 미만의 경우 무조건 교차접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교차접종 허용의 근거로 삼은 것은 심각한 이상반응이 없고 감염예방 효과나 변이 대응 효과가 동일 백신접종보다 더 높다는 해외 연구들이다. 하지만 이 연구들은 이미 여러 차례 ‘동료평가(피어리뷰)’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예비 연구결과에 불과하고, 그 숫자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면역 수준을 본 결과일뿐 실제 효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과 안전성을 평가하기에 임상 규모가 매우 적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백신의 부작용보다는 긍정적 효과를 더 강조하는 의료계조차 자칫 교차접종이 수백만명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신중하게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숨야 스와미나탄 세계보건기구(WHO) 최고과학자는 13일(현지시간) "교차접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관련파악할 가용자료가 많지 않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독일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이 교차접종을 권고하거나 허용하고 있지만 정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원산지인 영국과 다양한 백신을 확보한 미국도 교차접종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교차접종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달 13일 0시까지 모두 30만1171명이 지난 4월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2차로 화이자 백신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포함해 총 161만 5000명이 교차접종을 받게 된다. 지난 4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외에 다른 백신 물량을 확보해 접종했더라면 이번에 교차접종을 받지 않았어도 되는 대상이다. 하지만 당시 백신은 물량은 없었고 정부는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데 급급해 이 점을 고려하지 못했다. 교차접종에 포함된 한 대상자는 "정부가 백신을 맞으랄 때 맞았더니 결국 교차접종이란 실험의 대상이 됐다"며 "지난 4월에도 백신 선택권은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원치 않은 교차접종자가 됐다"고 말했다. 정말로 교차접종이 불가피한 판단이었다면, 또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접종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향후 문제가 생겼을 때를 대비해 대응방안까지 제시하는 등 끝까지 소통하려는 방역당국의 노력이 조금은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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