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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구팀 "혈액형과 코로나19는 무관해"…감염 위험 높다던 A형이 O형보다 양성률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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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구팀 "혈액형과 코로나19는 무관해"…감염 위험 높다던 A형이 O형보다 양성률 낮아

2021.04.06 17:39
美 연구진, 10만 명 이상 대규모 코호트 조사
Pixabay 제공
픽사베이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의 감염 위험이나 예후를 특정 혈액형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코로나19가 혈액형과 무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타주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등 공동 연구진은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 오픈’ 5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코로나19와 ABO 혈액형 사이에는 어떠한 구체적인 관계도 확인되지 않았다”며 코로나19와 혈액형 사이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1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조사 결과인 만큼 앞으로 유전적 요인, 지리적 위치, 바이러스 종류 등을 철저히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코로나19와 혈액형의 조사는 무의미하다고도 지적했다. 

 

 

○ 中 우한중앙병원 연구진이 혈액형 연관성 첫 제기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이후 코로나19의 중증도나 감염 위험도를 혈액형과 관련지어 설명하려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시작은 중국 연구진이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화중과기대 의대 연구진은 지난해 2월 1일부터 3월 25일까지 코로나19로 우한중앙병원에 입원한 환자 265명을 대상으로 혈액형을 조사한 결과 A형이 104명(39.3%)으로 가장 많았고, O형(68명·25.7%), B형(67명·25.3%), AB형(26명·9.8%) 순으로 감염자가 적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우한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3694명을 대조군으로 삼아 혈액형 비율을 조사했고, O형이 1250명(33.8%)으로 가장 많고 이어서 A형(1188명·32.3%), B형(920명·24.9%), AB형(336명·9.15) 순으로 나타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우한중앙병원 코로나19 입원환자군과 대조군을 비교했고, 그 결과 백분율로 따지면 O형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가장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혈액형과 관련이 없다면 코로나19 환자군에서나 대조군에서 혈액형별 비율이 비슷하게 나와야 하는데, O형은 대조군에서 33.8%를 차지한 반면 환자군에서는 25.7%를 나타내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반면 A형은 대조군이 32.3%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감염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39.3%를 기록해 코로나19 양성률이 높았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A형이 O형보다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연구진은 이런 주장에 쐐기를 박았다. 코로나19의 원인을 유전자 차원에서 알아내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바이오뱅크 12개가 뭉쳐 출범한 ‘코로나19 호스트 유전학 이니셔티브(COVID-19 Host Genetics Initiative)’ 소속 연구진은 지난해 10월 15일 의학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에 “3p21.31 유전자 클러스터가 코로나19의 중증도에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9q34.2 유전자 클러스터가 관여하는 ABO 혈액형의 경우 A형이 다른 혈액형에 비해 코로나19의 위험도가 높다”는 분석 결과를 실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해 10월 14일 국제학술지 ‘블러드 어드밴시스’에는 O형이 코로나19 감염 시 위험도가 낮다는 덴마크 연구진의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 美 연구진, 10만7796명 코호트 조사

하지만 코로나19와 혈액형이 관계가 없다는 연구도 계속 발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 연구진은 2020년 3월 6일부터 4월 16일까지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7648명을 대상으로 혈액형에 따른 확진 여부, 집중치료실 입원 여부 등을 조사한 결과 혈액형에 따라 코로나19의 중증도가 달라진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지난해 7월 12일 ‘혈액학 회보’에 발표했다. 


미국 컬럼비아대 어빙메디컬센터 연구진도 지난해 11월 13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뉴욕 지역 병원에 등록된 코로나19 환자 1만41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O형을 제외한 나머지 혈액형에서 코로나19 유병률이 소폭 상승했지만, 사망 위험은 AB형이 더 높은 등 A형과 O형만으로 코로나19가 설명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인터마운틴 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지난해 3월 3일부터 11월 2일까지 8개월간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10만7796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10만 명 이상의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자료 분석 결과 특정 혈액형이 코로나19의 중증도를 높이거나 감염 위험을 낮추는 등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감염 위험이 높은 혈액형으로 지목됐던 A형은 오히려 진단검사 양성률이 O형보다 3% 낮았고, 양성 판정 후 입원한 사례도 O형보다 11% 적었다. 증상이 악화돼 집중치료실로 옮겨진 경우는 16%나 적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ABO 혈액형은 인종과 지역에 따라 혈액형 비율이 다른데, 이전 연구는 표본의 크기가 작고, 유전적 배경, 지리 및 환경 차이 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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