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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역사 속으로 사라진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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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로 읽는 과학] 역사 속으로 사라진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2021.01.17 06:00
사이언스 제공.
사이언스 제공.

지난해 8월 10일 이른 아침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 박사후연구원인 스라바니 바디는 새벽 2시 NGC 7469라는 은하를 관측하기 위해 305m 구경의 전파 망원경 관측에 집중했다. 이 은하의 중심에는 2개의 초거대 블랙홀이 존재했다. 바디 박사는 2개의 블랙홀이 주변에 가스를 유발해 은하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관측이 거의 끝나갈 무렵 바디 박사의 컴퓨터 서버는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이 더 이상 은하를 측정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냈다. 바디 박사는 전화를 통해 현장 연구원과 확인하고 싶었지만 새벽이라 잠자리에 들었다. 2시 45분 잠깐 잠에서 깬 바디 박사는 900t(톤)의 망원경 플랫폼을 지탱하는 18개의 8cm 두께의 강철 케이블 중 하나가 분리된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3개월 뒤인 11월 6일 두 번째 강철 케이블이 끊어졌고 아레시보 천문대를 운영하는 미국립과학재단(NSF)은 수리가 어렵다는 판단을 했고 12월 1일 오전 7시 55분(현지시간) 결국 붕괴됐다. 

이번주 사이언스 표지는 60여년 동안 천문학과 행성과학의 첨병이 돼온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마지막 모습이 장식했다. 지난해 12월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은 케이블 고장으로 무너져 내렸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철거가 확정됐을 당시 마이클 빌트베르거 NSF 선임과학자는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지구의 대기와 우주까지 우리의 이해를 넓혀줬다”며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관측 능력을 잃었다는 점은 실망스럽지만, 아레시보 망원경이 남긴 자산을 보존하고 다른 시설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1963년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남쪽에 아레시보 천문대와 함께 건설됐다. 반사판의 지름이 305m로 2016년 지름이 500m인 중국의 구면전파망원경(FAST)이 등장하기 전까지 단일 망원경 중에는 전 세계에서 크기가 가장 컸다.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은 주로 외계에서 오는 신호를 포착하는 연구에 활용됐다. 또 1974년에는 직접 외계인을 찾기 위해 마이크로파 형태의 ‘아레시보 메시지’를 허큘리스 대성단을 향해 쏘아보내기도 했다. 아레시보 메시지에는 1~10까지의 숫자, DNA를 구성하는 주요 물질의 원자 번호, 지구의 인간 개체 수 등의 정보를 담았다.

 

노벨상 수상에도 공헌했다. 미국의 천체물리학자인 조지프 테일러와 러셀 헐스는 아레시보 망원경으로 강한 자기장을 갖고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중성자별인 쌍성 펄서를 발견했다. 이 발견을 토대로 쌍성의 공전 주기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 감소율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예측과 매우 잘 일치한다는 사실을 확인해 1993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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