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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지침 느슨해지며 7월말부터 조용히 감염 확산됐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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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지침 느슨해지며 7월말부터 조용히 감염 확산됐을 것"

2020.08.21 06:47
감염병 전문가들 "거리두기 3단계 적용 필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주최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린 가운데 광화문 일대가 일부 통제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대부분이 통제됐으나, 전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서는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인파가 몰렸다. 연합뉴스 제공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일부 보수단체 주최로 문재인 정권 부정부패·추미애 직권남용·민주당 지자체장 성추행 규탄 집회가 열린 가운데 광화문 일대가 일부 통제되고 있다. 이날 집회는 서울시의 집회금지명령으로 대부분이 통제됐으나, 전날 법원의 집행정지 결정으로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과 중구 을지로입구역 등 2곳에서는 개최가 가능해지면서 인파가 몰렸다. 연합뉴스 제공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일주일 간 1576명 발생했다. 이 중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20일 정오 기준 676명,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60명으로 확인된다. 이들 관련 n차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 확진자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방역당국은 현재를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를 통한 전국적 대유행이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일촉즉발의 상황이란 방역당국의 판단에 동의했다. 유진홍 가톨릭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대한감염학회장)는 20일 전화 인터뷰에서 “일일 신규 확진자가 그 전날에 비해 2배가 증가하는 더블링이 갑자기 일어났다”며 “하루에 100~200명 세 자릿수 확진자 발생이 일어나는데, 사실상 300명에 가까운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조성일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 교수도 같은 날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은 급한 불을 꺼야 하는 시기”라며 “굉장히 다양한 지역과 집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감염원이 불명한 사례들까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들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커졌지 않나 의심이 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광화문 집회를 우려하고 있다. 유 교수는 “코로나19에는 잠복기가 있다”며 “빠른 경우 이틀이지만 우리는 평균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평균은 넓게 봤을 때 5~6일 정도이기 때문에 8월 21일 내일이 걱정된다”며 “평균을 고려해 거기서 코로나19에 걸렸다면 이제 또 다른 폭발을 염려해야한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는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몇몇 사람들이 전국에 작정하고 코로나19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열린 광복절 집회에 전국 각지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대구에서 1600여명, 대전에서 750여명, 울산에서 500여명, 경북 포항에서 340여명, 전북에서 200여명 등이 참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이 집회에 참석한 참가자들 중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유 교수 설명에 따르면 최근 발생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들은 잠복기의 평균을 따졌을 때 광복절 집회 이전에 이미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유 교수는 “우리 모르게 이미 감염은 은밀하게 커졌을 것”이라며 “감염학 연구자들 대부분이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7월 말 정부 방역 정책 너무 빠르게 느슨해졌다

1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쳐져있다  연합뉴스 제공.
15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출입통제 안내문이 쳐져있다 연합뉴스 제공.

정부는 지난달 24일 종교시설 내 소모임 금지를 풀고 프로야구 관중 입장을 허용하는 등 방역정책을 한 차례 완화했다. 지난 4월 1일 101명의 일일 신규 환자를 마지막으로 4개월째 일일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유지된 데 따른 판단이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는 지난 17일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소모임 금지 해제) 부분은 충분히 지적받을 수 있는 사항이라 생각한다”며 “그때 (교회 소모임 금지를) 풀지 말고 계속 유지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방역 정책이 7월 말 느슨해졌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이미 7월 말에 방역정책을 느슨하게 했다”며 “이때부터 우리 모르게 감염이 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관련 지침을 만들고 강제적인 게 아닌, 자발적으로 그 지침을 따르라고 요청한 것”이라며 “기대를 하고 맡겼는데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중이용시설 등 여러 곳에 대한 통제를 많이 풀었던 상황”이라며 “(당시 시행하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는 모든 분야를 다 같이 풀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당시 사람들도 느슨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쏘시개가 감염자라면 짚더미라는 사람과 접촉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감염은 일어날 수 없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되면 감염자가 아무리 돌아다녀도 퍼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안하는 집단들이 점점 많아지며 경로 불명의 확진자도 늘어 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 3단계 요건을 충족하고 있지 않으나 진행상황과 전파의 양태, 확진자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적으로 늘 논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신천지 때처럼 대응을 해야한다”며 “일단 급한 불을 끄려면 매우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확진자가 나온 시설은 폐쇄 후 접촉자를 검사하고 확진자로 판명나면 격리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몇몇 분들이 이런 협조를 거부하곤 있다고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협조가 잘된 편”이라며 “아직은 행정력보다는 자율적인 협조를 강하게 촉구하는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적용은 감염학자라면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본다”며 “경제와 사회 전체의 상황을 고려해야하는 정부의 입장도 이해가지만 또 한번 더블링이 일어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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